[온열치료 전문가 강상만 칼럼 ④] 온열치료를 위한 검증된 주요 기기

김은식 기자 승인 2024.05.24 10:46 | 최종 수정 2024.05.24 10:56 의견 0

▲온열치료 전문가 강상만 칼럼니스트

첫 칼럼 온열치료의 역사적 기원에서 밝힌 바 있듯, 20세기에 들어 열의 생물학적 면역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와 그 결과들이 속속 출판되며, 인체에 적용 가능한 온열치료 기기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1, 2차 세계대전 시기를 기준으로, 온열치료기기 개발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출시가 보고된 경우는 1960년에 독일 의사 마틴 헤켈박사(Dr. Martin Heckel)은 온수욕의 대안으로 근적외선을 사용한 최초의 전신 온열요법(WBH1) 장비를 개발·출시하였다.

출시 후, 1965년 헤켈 박사의 동료인 만프레드 본 아데네(Manfred von Ardenne)는 인체 내 온도를 경도(Mild WBH: 38.5℃까지), 중·강도(Fever-range WBH: 38.5℃ ~ 40.5℃) 및 극도(Extreme WBH: 40.5 ~ 42.8℃까지)로 구분하고 체계적으로 가온할 수 있는 전신 온열 다단계 치료(Systemic whole body hyperthermia) 개념의 기기를 개발하였다.

이들 장비에 첫 시작은 특수 2체임버 구조의 수도관이 연결된 수조를 사용했으나, 후일 물로 여과한 근적외선 방식(위라; wIRA2)을 적용하여 그 명칭 또한 wIRA-WBH 장비가 되었다.

[그림1] 초기 WBH 장비 모습

독일 의사 클라우스 L. 슈미트(Klaus L. Schmidt3)는 이렇게 개발된 WBH를 통해 다양한 임상을 수행하며 1975년에 감염, 알레르기 및 류머티즘 질환 등의 WBH의 치료 적용에 포괄적인 문헌 검토가 포함된 "온열치료 및 발열(Hyperthermie und Fieber4)"에 관한 논문을 출판했다.

최초 개발 이후 50년 이상 전신온열요법은 인체의 다양한 질병(일반의학, 류머티즘학, 정형/스포츠의학, 이비인후과/피부과학, 소아과학/신생아학, 통증치료 및 종양학)에 적용하여 수 많은 연구결과를 쌓으며 임상에서 필수적인 요법이 되었다.

특히, 면역학 및 종양학 분야에서는 유럽에서 제일 큰 규모의 독일의 베를린 샤릿떼 대학병원을 비롯한 유럽의 다수의 대학병원 및 미국의 로스웰 파크, 텍사스대학, 애리조나 대학 등에서 전신온열치료기인 헤켈 HT-1000모델부터 HT-2000 및 최신 “위라” 기술이 탑재된 HT-3000 장비를 통한 임상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수행되며 의미 있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으며 지금도 유럽 및 미국에서 전향적인 임상 2상과 3상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또한 “위라(wIRA)” 기술은 유방암〮피부암 등 피부 표면 가까이에 자리 잡은 표재성 암 치료를 위한 TWH-15005이라는 모델이 개발되어 최근 10년 이상 독성 및 안전성 시험 등을 거치고 현재 유럽 여러 대학에서 임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의미 있는 결과들이 학회 및 저널을 통해 출판되고 있다.

이제 종양학에서 온열요법에 대한 관심은 전신 가온뿐 아니라 점점 더 국소〮부위 적용에 집중하면서, 1976년 미국 의사인 해리 레빈(Dr. Harry Leveen6)박사는 비동기 방식의 13.56MHz 반송파를 이용한 고주파 온열치료기를 최초로 개발하였으며, 이 기계는 이탈리아 파올로 폰띠끼아 교수7가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레빈의 장비를 유지보수 했던 이탈리아 아드메토 롤란도8(DUE. R. Srl 회사 창업자)는 1984년 자동 동기화 방식을 적용한 장비를 개발하였다. 장비의 첫 이름은 “Theratherm” 이며, 곧 “Synchrotherm” 이라고 공식 명명했다. 롤란도는 이 장비에 피부보호를 위한 쿨링 시스템을 탑재하고 인체에 적용되는 전극을 변형 가능한(Deformable9) 형태로 설계하여 비로소 임상에서 환자에 적용하기에 용이한 장비가 되었다.

이 기기는 현재 임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13.56MHz 반송파 신호를 가진 자동 동기화 고주파 온열치료기 장비들의 원조이다. 이 장비를 유럽 임상에 최초로 사용한 의사가 바로 독일 비오메드클리닉(Biomed Klinik, Bad Bergzabern) 암 전문병원 설립자인 하거 박사이다. 이 병원은 현재까지도 여러 적응증에 맞는 다양한 온열치료기기를 수십 대 운영 중인 온열치료의 중심병원이다.

[그림2 13.56MHz 고주파 온열암 치료기 사진]

이후, 프랑스에서는 3개의 전극이 있는 BRUKER사의 Oncocare와 또 다른 정전용량방식(용량성 방식) 13.56MHz 장치인 ODAM사의 Yasmin장비를 개발했다. 또한, 러시아도 고주파 온열치료기를 개발하여 러시아 자국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기술의 전파 속도에 비례하여 당시 일본에서도 YAMAMOTO사와 OMRON사 등이 고주파 기기들을 개발하였으며, 8MHz 주파수를 가진 “써모트론(Thermotron-RF8)”은 아직 일본 내에서 활발하게 활용하며 좋은 결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미국의 “클리니-썸(Clini-therm)” 장비와 “써모트론”은 당시 국내 대학병원에서도 사용되었으며 “써모트론”과 동일한 국산 장비도 출시 및 사용된 바 있으나, “써모트론”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유럽도 이탈리아에서 자동 동기화 장비가 개발되면서 Leveen박사가 속한 노스웨일즈의 회사는 곧 문을 닫았으며 프랑스의 BRUKER도 곧 장비 제작을 중단하게 되었다.

[그림3 13.56MHz 고주파 온열암 치료기의 역사]

그 후 1990년대 들어 헝가리 회사 Oncotherm Ltd.(창업주Andras Szasz)은 독일 시장을 주 타깃으로 한 150W출력을 가진 13.56MHz 고주파 기기를 제작하였으며 독일 의사 Dr. Friedrich Douwes의 성 게오르그클리닉(Clinic St.Georg, Bad Aibling소재)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국소 부위 고주파 온열 암 치료기는 이탈리아, 독일 및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임상에서 암 치료에 활용하면서 각국은 온열치료에 관심 있는 의사 및 전문가 그룹이 형성되면서 임상 경험을 공유하며 학회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온코썸사 장비(모델명: EHY-2000)를 주로 사용하던 독일의 임상의사들은 심부 가온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면서 헝가리 온코썸사에 장비의 부족한 출력 강화 및 다양한 장비 개선 사항을 요구하게 되었지만 반영이 쉽지 않았다. 결국, 독일 온열종양학회(DGHT)를 중심으로 독일 기술로 직접 장비를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2003년 장비 개발에 착수 하였으며 2006년 600W 고출력의 파워를 가진 셀시우스(모델명: Celsius TCS) 장비를 독일에서 출시 하였다.

필자는 이미 2005년 하거 박사의 도움으로 이탈리아 싱크로썸, 헝가리 온코썸, 독일 셀시우스 고주파 온열치료기 뿐 아니라 “위라” 특허 기술이 적용된 독일 하이드로선 표재성 암치료기 및 헤켈 전신온열치료기 등 개발〮제조사 대표들을 만났고, 필자는 이들 제조사들과 독점공급권 계약을 맺고 온열치료를 위한 제품군을 전부 구성하게 되었다.

이 칼럼에서 최초 언급하는바, 2005년 필자는 이미 헝가리 온코썸사와 한국독점공급 계약서를 온코썸사로부터 수신하였으나 당시 독일 의사들의 의견에 따라 계약하지 않았었음을 밝힌다.

이후 이탈리아 싱크로썸 장비의 창업자인 롤란도 대표는 사망하였고 회사는 쇠퇴하게 되었다. 이 장비 개발자인 자까그니니씨는 이탈리아 의사와 함께 안드로메딕사를 설립하여 싱크로썸 장비의 최신 기술들을 탑재한 컴팩트한 장비를 설계〮제작하였고 한쪽 전극에서만 고주파를 발사하는 방식이 아닌 양전극 모두 고주파를 발사할 수 있으면서도 인체를 쉽게 감싸는 유연한(Flexible) 전극을 고안하여 특허를 받았다. 이 장비가 2013년 이탈리아에서 출시된 600W 고출력의 파워를 가진 하이딥600WM 장비이다.

이 장비의 가장 큰 특징은 내장된 프로토콜에 의해 균질한 열 확산과 고주파와 장기별 맞춤 주파수가 강력한 펄스파로 치밀한 전자기장을 만들어 열 흡수율을 높이고 열 내성은 감소시키는 데 있다. 이로 인하여 환자는 심부에서부터 느껴지는 기분 좋은 열감과 가장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 온열치료를 의학용어로 Hyperthermia라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온코썸 사는 그들의 장비로 온열치료하는 것을 Hyperthermia라 하지 않고 Oncothermia (Oncotherm+Hyperthermia)라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독일 및 유럽의 온열전문가들은 매년 학회에서 공식 용어인 Hyperthermia를 쓸 것을 온코썸사에 권고해 오고 있지만, 해당 회사는 현재까지도 Oncothermia라는 명칭 사용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독일학회(DGHT e. V) 및 유럽 온열종양학회(ESHO), 미국의 열 학회(STM)는 2004년 일본 오사카에서 온열 종양 전문가 국제회의를 열고 장비에 대한 모든 기준을 정하고 지침을 확정하였으며, 이는 2008년 3월 Hyperthermia국제저널에 게재하였다. 이후 국제학회에서 정한 지침에 따라 기준에 충족하는 장비는 Conventional Hyperthermia라 칭하며 여기에는 13.56MHz 신호로 심부 가온이 가능한 고출력(600W) 장비 군으로 이탈리아 하이딥600WM, 싱크로썸 그리고 독일 셀시우스 TCS가 해당된다. 정통 온열치료 전문가들은 150W 출력을 가진 EHY-2000과 같은 Oncothermia 장비는 Conventional Hyperthermia 그룹과 구분하여 “m-EHT: modulated Electro HyperThermia” 라 칭한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국제학회에서 발표된 자료들을 제시하며 다음 기회에 다룰 예정이다.

[그림4 온열치료의 기술] 출처: Int J Hyperthermia 2008 Mar;24(2):111-22 Fig.1

물론, 지금까지 언급한 고주파 장비는 13.56MHz 신호를 가진 정전용량방식(Capacitive 또는 Condenser)의 장비를 말한다. 더 높은 주파수를 탑재한 BSD-2000이나 마이크로웨이브 파를 가진 장비들에 대해서는 장비의 작동 원리가 다르므로 다른 주제를 다룰 때 언급하겠다.

또한 필자의 칼럼에서는 EHY-2000장비와 거의 동일한 국산 장비에 대해서는 국제 온열치료 전문가 그룹에서 정한 기준 충족 여부 및 임상결과가 없어 언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여기에 0.46MHz 신호를 가진 또 다른 국산 장비군은 본 칼럼에서 예외 없이 제외한다. 13.56MHz 단파 주파수가 어떻게 온열치료를 위한 최적의 주파수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소재로, 별도로 다루겠다.

유럽의 의료기기 기준은 더욱 강화되어 앞으로 제조사는 매번 암 종별 임상자료를 의무적으로 당국에 제시해야 제조권을 연장할 수 있다. 독일 셀시우스 장비의 판매사가 파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온열치료 전문가 그룹의 장비 충족 지침뿐 아니라 유럽의 의료장비 인증기준은 제조사가 스스로 품질 수준을 관리하는 제도(CE-MDD)에서 법규 수준으로 강화된 제도(CE-MDR)로 바뀌었기에 제조사들은 바싹 긴장해야 할 처지이다. 참고로 이탈리아 하이딥600WM 고주파 온열 암치료 장비는 2023년 6월 까다롭게 강화된 CE-MDR 인증을 최초로 받았다.

참고로, 한국의 식약처는 이미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바 와 같이 고주파 온열 치료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기술문서만 갖추면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는다. 검증은 결국 의사 또는 환자의 몫이다. 그러나, 만약 고주파가 아닌 다른 물리적 열원(Heat Sources)에 의해서 인체에 열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면 허가 받기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

이번 칼럼은 온열치료를 위한 장비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전신온열치료와 국소 부위 고주파 온열치료는 동일한 열 치료이지만 인체에서 사뭇 다르게 반응하며 효과를 나타낸다.

다음 칼럼에서는 온열치료의 작용 기전, 적용 형태에 대해 전하도록 하겠다.

각주

1. WBH: Whole Body Hyperthermia(전신온열치료기), 이 기기는 초기 급〮배수를 위해 수도관 또는 물탱크 없이 기술 개발을 통해 기기내에서 특수용액이 순환하며 근적외선 파장만을 추출해내는 “위라(wIRA)” 라 불리는 국제특허 모델인 헤켈 HT-3000 으로 발전 하였으며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가장 많은 연구자료를 출판하고 있으며, 지금 현재도 미국 및 유럽에서 전향적인 임상실험이 진행 중 에 있다.

2. 위라(wIRA): Water Filtered Infrared A(적외선 파장을 물을 통해 A파장인 근적외선만을 여과하여 인체에 열을 방사하여 온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위라(wIRA)는 독일 Hydrosun사 국제특허기술로 “위라” 라는 한글도 상표권 보호를 받고 있다.

3. Klaus L. Schmidt: 독일의사.교수 (류머티즘학)

4. 독일 Stuttgart: Hippokrates출판사 1987

5. TWH-1500: Thermography-controlled wIRA Superficial Hyperthermia, “위라” 기술로 설계된 이 장비는 최근 기술적 발전으로 비접촉 방식으로 피부속 2.5cm까지 42.5도의 실시간 온도를 감시하는 표재성 암치료기(유방암, 흑색종, 피부암등 피부로부터 깊게 자리잡지 않은 종양)로 허가되어 현재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대학병원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재발유방암에 재방사선 동시요법으로 사용 중이며 매우 좋은 치료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한국은 허가 준비 중이다.

6. Harry Leveen: 영국 노스웨일즈대학교(University College of North Wales;UCNW)에서 설립한 IDB(Industrial Development Bangor, Ltd.)회사에서 Leveen RF Hyperthermia 개발(기기명: Leveen R.F. Thermotherapy Machine)

7. Paolo Pontiggia 교수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지역 파비아주에 위치한 San Genesio ed Uniti(PV) 자치구에서 활동한 종양전문가

8. Admeto Rolando: 이탈리아 DUE. R. Srl 회사 창업자로서 자동 동기화 방식의 고주파온열암치료기 최초 개발자로 1984년 “Theratherm”을 첫 출시 하였으며 곧 장비의 명칭이 “Synchrotherm”이라고 바뀌었다.

9. Deformable: 디포머블 전극은 힘이나 압력 등에 의해 전극이 인체의 굴곡에 맞게 휘어지거나 굽어지게 설계한 전극, 유사 용어로 Flexible 전극은 물질이 깨지지 않고 힘을 가하지 않아도 유연하게 인체의 굴곡에 맞출 수 있는 전극

References:

- Peter Vaupel, Water-filtered Infrared A (wIRA) Irradiation, Springer 2022.
- Dr. Hueseyin Sahinbas, Dr. Peter Holzhauer, Checkliste: Komplementaere Onkologie, Hippokrates 2010
- Whole body Hyperthermia Guideline, 독일온열종양학회(DGHT. e. V.) 2018
- Van der Zee et. al. Int J Hyperthermia 2008 Mar;24(2):111-22 The Kadota Fund International Forum 2004-Clinical group consensus
- Sergey Roussakow, Hindawi Publishing Corporation Conference Papers in Medicine Volume 2013, Article ID 428027, 40 p. The History of Hyperthermia Rise and Decline

저작권자 ⓒ 엠디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