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제25회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실시

- 이비인후과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 감기 치료 아닌 고유의 전문 진료 집중 필요
- 저수가와 낮은 매출 탈피 위해 국회, 의협과의 적극적인 협업 진행할 것

김은식 기자 승인 2024.02.17 06:49 의견 0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25회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실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약 1,0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해 코로나 19 이전의 참여율을 완전히 회복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은 학술대회에 앞서 "코로나 19 발생 첫 2년 동안은 환자 수와 매출에서 끝을 모르는 바닥을 경험했고, 그 이후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구름처럼 모여든 환자들이 진료실 앞에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을 보기도 했다"며, "코로나 19 사태가 이비인후과에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비인후과 의사는 최고의 상기도 감염 전문가라는 사실과 이비인후과 개원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 감기 치료에 집중된 진단 패턴에서 벗어나 이비인후과 고유의 전문 진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은 "이비인후과는 동네 의원 중 소아과, 가정의학과와 더불어 매출이 가장 낮은 3개과 중 하나로 그 이유는 낮은 진료 수가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비급여의 부재 때문"이라며, "비급여 없이 급여 매출이 대부분인 이비인후과가 소아과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 감기 처방전 발행과 환자 수 경쟁 같은 감기 치료 위주의 진료 패턴을 벗어나, 이비인후과 전문의다운 진료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회장은 이를 위해 ▲환자 진료에 내시경 적극 활용으로 진료의 고급화, ▲이비인후과 전문 처치와 적극적인 검사 및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회 프로그램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전체 강좌, 임상 강좌, 임상 심포지엄, 자유연제 발표로 진행됐다.

오전 강의로는 ▲[보험특강]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이비인후과 : 이과에서 길을 찾다, ▲[전체 특강 Ⅰ]Olfactory Disorders in Korea, ▲[전체 특강 Ⅱ]이중석 위키백과(우리가 몰랐던, 하지만 궁금했던 이석증 낱낱이 파헤치기], ▲[필수특강]필수평점 강의, ▲[전체 특강 Ⅲ]이 진행됐다.

오후 강의는 에메랄드, 크리스탈 1, 2 Room에서 ▲[임상강좌 Ⅰ]흔하지만, 치료를 잘 못 하는 목 통증, ▲[임상강좌 Ⅱ]Endoscopic ear surgery 최근 보험화된 내시경 귀 수술에 대해 배워본다, ▲[임상강좌 Ⅲ]만성기침 마스터가 되어보자!!, ▲[임상심포지엄 Ⅰ]기능의학 관점에 수액치료, ▲[임상심포지엄 Ⅱ]안면신경 마비치료 꼭 이비인후과에서 해야 합니다, ▲[임상심포지엄 Ⅲ] 가장 많은 Sinusitis 환자의 진료 Pros vs Cons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황 회장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학술대회를 통해 이비인후과 영역의 검사와 처치, 수술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심평원과 보건복지부와 소통해 새로운 고시와 보험정보를 회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회와 의협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저수가와 낮은 매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지지와 응원을 부탁하며, 이번 2024년 제25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가 성공적이고 즐거운 개원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이날 제13대 김병철 신임 회장을 비롯한 새 집행부 임원들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의사회의 구체적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이비인후과의 낮은 수가 타파하고, 조직의 강화 및 발전에 최선 다할 것!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제13대 김병철 신임 회장(이하 김 회장)은 "현재 당면한 이비인후과의 가장 큰 문제는 타과에 비해 낮은 수가"라며, "낮은 수가를 타파하고 조직을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 사업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제시한 구체적 사업은 ▲이비인후과 수가 정상화를 위한 노력, ▲교육 및 신의료기술 지원 프로그램 마련, ▲지역 사회와의 협력 강화, ▲회원 간 경험 공유의 장 마련, ▲회원들의 권익 보호 최우선을 들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제13대 김병철 신임 회장

먼저 이비인후과 수가 정상화에 대해 김 회장은 "이비인후과 수가가 타과에 비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수가 협상에서의 어려움"이라며, "본 의사회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비인후과 수가 협상에 대한 전략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현실적이고 공정한 수가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이비인후과 수가 협상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한 뒤, 협상 단계 이전부터 협상팀에서 일차적으로 연구하고 경쟁력 있는 이비인후과 수가 협상 전략을 수립해 회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 및 신의료기술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이비인후과 수가를 높이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회원들이 최신 기술 및 치료 방법을 습득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우며, 이를 통해 정당한 수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역 사회와의 협력 강화에 대해서는 "지역 사회와의 조화를 통해 수가 협상에서의 압력을 완화시키고 지역 사회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특히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로 이비인후과 회원들이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협력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소외된 약자를 지원하고, 전반적인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의사회 차원에서는 회원 간의 경험 공유를 촉진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언론, 법무, 노무, 의무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이비인후과의사회가 회원 권익 향상에 가장 빠르다는 것을 보여 줄 계획이다.

이어 김 회장은 이비인후과의 현안과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좀 더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김 회장은 이비인후과는 호흡기 감염병 관리에 필수적인 전문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20년 상반기 급성상기도염증 진료 건수는 이비인후과 384만 건, 내과 199만 건, 소아청소년과 146만 건으로 이비인후과가 코로나 대유행 시 가장 높은 진료 건수를 보여줬고, 2022년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신속항원검사, 대면진료, 원스톱 진료 등 코로나 19 관련 진료의 35~50%를 전체 의원의 7%에 불과한 이비인후과에서 담당했다.

이는 모든 진료과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실제 2021년 1차 의료기관에서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가 시작됐을 때도 코로나 19 감염병 의심자의 방문이 이비인후과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김 회장은 "코로나 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에 일 확진자 수가 62만 명을 넘는 상황에서도 의료체계의 붕괴 없이 대처한 배경에는 호흡기 질환을 담당하는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컸으며, 그중 이비인후과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감염질환의 정확한 검사와 초기 감염질환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합병증에 대한 감시, 진단, 그리고 치료에 특화된 이비인후과는 향후 발생이 예측되는 제2, 제3의 국가 재난성 호흡기 감염병 사태에도 그 역할이 기대되는 필수불가결한 필수의료 진료과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렇듯 호흡기 감염병 관리에 있어 이비인후과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에는 이비인후과에 대한 정책이 전무한 상태"라며, "향후 발생할 호흡기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라도 이비인후과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김 회장은 ▲강처치수가 신설, ▲감염병 위기관리 상설협의체 구성, ▲생애 주기별 난청 검사, ▲불합리한 심사 기준 개선 및 상설 협의체 신설, ▲갑상선 수술을 비롯한 이비인후과 수술 수가 개선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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