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맞아 시작한 운동, 무리하면 '탈장' 부른다

봉미선 기자 승인 2023.03.21 17:43 의견 0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

봄이 성큼 다가오며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적당한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와 달리 고강도 운동에 도전하거나 복압이 과도하게 상승하면 몸의 장기가 일부 돌출하는 탈장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탈장이란 선천적 또는 후천적 원인에 의해 구멍이 생겨 장기, 조직이 빠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신체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의 탈장은 복벽에 발생한다. 특정 장기가 있는 부위의 복강 내 압력이 올라가면서 복벽이 약해지고 탈장이 발생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탈장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9만 2334명이었으며,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더 많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3월부터 7월까지 탈장 환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탈장은 통증을 유발함은 물론 괴사로도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증상도 사람마다 다르다. 탈장은 생긴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흔한 형태는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이다.

환자 대부분은 복압을 가할 때 서혜부의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 부위에 묵직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또 기침하거나 힘을 주는 경우, 장기간 서 있는 경우 더 불룩해지고 누우면 없어진다. 탈장됐던 장관이 복강 내로 되돌아갈 때에는 꾸륵거리는 소리가 날 수도 있다.

탈장 내용물이 되돌아가지 않으면 감돈(탈장내공에 장이 끼어 복강 내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이 발생한다. 이럴 경우에는 혈액 순환에 지장이 생겨 장폐색 증상이 오거나 장기가 괴사할 수 있다. 장폐색 증상으로는 오심, 구토, 복부팽만, 복통 등이 있다.

복벽이 약해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임신과 배뇨장애(전립선 비대) 등은 복강 내압을 만성적으로 높여 탈장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비만, 무거운 물체를 드는 것, 장기간 서서 하는 일, 만성 변비와 기침 등이 탈장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또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하거나 축구, 테니스 등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탈장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감돈된 탈장을 의사가 손으로 조작해 장기를 복강 내로 환원하는 도수 정복을 시도할 수 있으며, 이는 손으로 탈장낭을 밀어 넣어 원래 위치로 되돌려주는 일시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재발률이 높아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적 교정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돌출된 장기를 제자리에 넣고 약해진 복벽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탈출된 장이 신속히 돌아오지 않을 경우 장에 괴사가 올 수 있으며 응급수술을 하기도 한다”며 “대부분의 탈장은 수술로 쉽게 교정 가능하며, 특히 서혜부 탈장은 발견 즉시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부 근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할 경우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평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지 않아야 하며 스트레칭 등 적당한 운동으로 복근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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