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연구의사회는 지난 11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37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11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제37회 추계학술대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비만은 단순 체중감량의 대상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환”이라는 인식이 학계 전반에 의해 강조됐다.

학회 측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등장으로 시장과 임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진단 기준·보험 적용·치료 전략 등이 재검토되고 있다.

행사에서는 먼저 GLP-1 유사체 치료제가 국내외에서 비만 치료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철진 회장

학회장인 이철진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GLP-1 제제 하나만으로도 2030년에는 약 100조 원 매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가 각각 체중 감량 및 동반질환 개선 측면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갖고 있으며, 저용량 경구제 도입 등 제형 다양화가 임상현장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 기준 재정의에 대한 논의도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학회 정책이사 안상준은 “비만은 복합질환인데 BMI(체질량지수)만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국인의 체형과 동반질환 위험을 반영한 ‘임상 비만(clinical obesity)’ 개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민정 이사장은 “GLP-1 치료제가 본격화되면서 회원들을 위한 강의가 GLP-1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밝히며 국내 진단·치료 기준을 현실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임을 언급했다.

보험 급여화에 대해서는 학회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철진 회장은 “원칙적으로 급여화에는 동의하지만, 약값이 워낙 높고 병적 비만의 임상적 정의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지금 시점에서 전면 급여화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비만 진료는 모든 진료과가 함께 다뤄야 할 주제이며, 개원의 중심의 현실 반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GLP-1 제제뿐만 아니라 제형 확대(경구제, 월 · 분기 투여) 및 용량 전략, 근감소 위험 대응, 생활습관 병행치료 등에 대한 강의도 진행됐다.

학회 자료에 따르면 “임상현장에서 치료제를 중단하는 비율이 높으며, 약물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생활습관과 적절한 의료관리 병행이 필수”라는 논의가 제시됐다.

학회는 앞으로 회원 교육 강화, 지역 개원의 대상 진료표준화, 한국형 비만 진단 및 치료 프레임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학회 관계자는 “비만 치료가 미용 목적을 넘어선 질환 치료의 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임상과 정책이 연결되는 통합적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