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연골판이 손상되었는데, 어디를 가야 하죠?, 건국대학교병원 국내 최초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 개설

건국대학교병원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 이동원 교수 interview

김은식 기자 승인 2022.11.21 18:39 | 최종 수정 2022.11.21 18:41 의견 0

# 직장인 A 씨(46세)는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특히 축구동호회에서는 제법 실력 있는 선수로 통했다. 간혹 무릎에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최근 들어 통증이 심해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는데, 검사 결과 반월연골판 손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A 씨의 경우 손상이 심해 병원에서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권유받았는데, 과연 이식술을 받아도 괜찮을까.

# 주부 B 씨의 딸 C 양은 평소에도 무릎이 좋지 않아 운동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불편감을 호소했다. B 씨는 아이가 몸이 좋지 않아 그런 것이라 생각했는데, 대학교 졸업 후 직장생활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해서 병원을 찾았다. MRI 검사 결과 반월연골판 원판형 기형으로 나왔고, 이런 경우 젊은 나이에도 관절염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C 양은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받았고, 현재 직장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불편감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반월연골판은 무릎의 관절과 관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조직으로 흔히 '물렁뼈'라고 말하는 조직이다. 무릎 안에는 내측과 외측으로 2개의 연골반월판이 존재하는데, 무릎에 가해지는 부하(체중의 2~3배)를 흡수하고 분산시켜 연골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반월연골판은 가장자리가 30%만 손실돼도 테두리 장력이 거의 소실돼 충격 흡수 기능을 못 해 그 하중은 고스란히 관절 연골로 전달되고, 이렇게 반월연골판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젊은 연령이라도 연골이 마모되는 관절염이 올 수밖에 없다.

반월연골판 파열이 있는 경우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기능을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봉합이 가능한 경우 봉합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반월연골판이 소실되거나 완전 절제돼 있는 젊고 활동적인 사람에게는 반월연골판의 기능을 회복시켜주기 위해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한다.

건국대학교병원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 이동원 교수(정형외과, 무릎관절센터)는 "반월연골판은 관절 연골과 마찬가지로 재생의 개념이 없어 2/3 이상 제거돼 관절염이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젊고 활동적인 사람에게는 반월연골판을 이식해 퇴행성 관절염으로의 진행을 막아주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현재 국내에서 반월연골판 이식 환자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경로는 부족한 현실이다. 이에 건국대병원은 외래 진료처럼 짧은 시간 진료하는 것이 아닌 환자 상태에 대한 세밀한 평가와 정확한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개설했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반월연골판과 이식술에 대해 이동원 교수를 통해 들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이란?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사체에서 기증받은 연골판 중 환자의 무릎뼈 크기에 맞는 연골판을 구한 후, 관절경 수술을 통해 관절 안으로 이식해 주는 수술 방식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시작했고,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의 반월연골판 이식술 건강보험 적용국가(아시아에서는 거의 유일, 미국은 사보험 중 일부만 적용. 유럽에서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됨)입니다.

국내 연구 보고에 따르면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40대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여가를 즐기는 삶이 보편화되면서 각종 레저와 스포츠도 덩달아 활성화되었는데, 충분한 사전 준비 운동 부족, 개인의 미숙함 등으로 무릎 부상을 입는 젊은 연령층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움직임이 많은 부분이 하체와 관련되어 있는데, 부상 중 반월연골판 손상이 대표적입니다.

두 번째는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에게 외측 반월연골판 원판형 기형이 흔하다는 것입니다. 원판형 연골판은 선천적인 구조·기능적 취약성을 보이기 때문에 정상 반월연골판보다 외상성 및 퇴행성 파열이 잘 발생하게 됩니다. 원판형 반월연골판 파열 혹은 소실을 방치하면 관절염 발생 확률이 10배까지도 증가할 수 있는데, 실제로 20~30대에 관절 간격이 좁아진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많습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는데, 국내와 건국대병원의 시행 빈도에 대해 말해 달라.

말씀하신 것처럼 반월연골판 이식술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 보고에 의하면 2010년 총 369건에서 2017년 총 826건으로 최근 8년간 124%나 증가했습니다. 건국대병원의 2017~2021년 반월연골판 이식술 시행 건수는 200건 이상, 1년에 평균 40~50건 정도의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고, 또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이 수는 다른 병원에 비해 훨씬 많은 수로 현재 건국대병원은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선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국대병원은 지난 7월 6일 국내 처음으로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열었는데, 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저희 병원의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은 대학병원 최초의 전문 클리닉입니다. 반월연골판 이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 질환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경로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 상담을 위해 건국대병원 무릎관절센터를 찾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기존 외래처럼 3분 진료만 해서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껴왔습니다.

환자 1명당 최소 10분 진료를 확보해 환자 상태에 대한 면밀한 평가, 정확한 치료 계획 수립 등을 위한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병원의 유명도가 아닌 학술적인 성과가 나오는 전문가를 찾아 이식술을 받고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국대병원이 반월연골판 이식 분야를 선도할 수 있고, 이 교수가 이식술 분야에 탁월한 학술적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건국대병원 무릎관절센터에서 수술받은 환자들의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어 있으며, 수술 결과도 상위 수준입니다. 건국대병원에서 보고한 연구에서 반월연골판 이식술 후 생존율을 보면 2년은 90% 이상, 5년 이상은 85% 이상이었습니다. 조만간 10년 추적 관찰 연구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국내 최고 수준의 스포츠의학센터 재활 프로그램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기초체력 운동기능 검사, 선수 전문 운동기능 검사, 근골격계 전문 운동기능 검사 등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검사들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생활습관병 개선부터 체형관리, 무릎 건강 증진, 재활 후 운동 복귀 지원 등 개인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이식한 반월연골판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초기 3개월 재활치료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경험이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다른 기관보다 보수적으로 지연 재활을 시행해 회복에 문제가 없고, 연골판 생존율이 올라갔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이유들을 통해 건국대병원이 반월연골판이식 분야를 선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또 지난 2019년에는 이를 학술적으로 인정받아 2019년 대한슬관절학회 학술대회에서 국제연구분야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반월연골판 이식술보다는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둘은 어떻게 다른지, 어떨 때 각각의 수술을 시행하는지 알고 싶다.

가장 큰 차이점은 수술의 타이밍입니다. 비유하자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인공관절 수술이고, 건물 뼈대만 남기고 리모델링하는 것이 반월연골판 이식술입니다. 즉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이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쓸 만큼 쓰고 받는 수술이고,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관절의 환경이 훼손되기 전에 반월연골판 조직을 생착시켜 관절의 훼손을 막는 수술입니다.

많은 환자가 오해하는 것이 반월연골판 이식재가 인공관절처럼 기계적 수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반월연골판도 수명이 있다는데, 최대한 버틸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는 것이 좋은 게 아닌가"라고 질문합니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 환경을 전부 새롭게 바꾸면서 금속과 플라스틱을 삽입하는 것이기에 예측된 수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정해진 무릎 환경(특히 연골 상태 및 관절 간격이 개인마다 다름)에서 새로운 조직을 이식해 주는 수술입니다. 관절 간격이 좁아져 있고, 연골의 마모가 진행된 상태라고 한다면 반월연골판 이식술의 실패 확률이 높아 치료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연골 및 관절 간격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상태에서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이 교수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수술법과 재활 방식을 이용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최근까지의 보고에 의하면 반월연골판 이식술 후 이식된 연골의 아탈구(subluxation) 혹은 탈출 현상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반월연골판의 기능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수술법과 재활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저희가 개발한 수술법을 설명하면 먼저 반월연골판 이식술 시 관절막이 늘어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추가 절개를 통해 늘어난 관절막을 뼈에 붙여 연골판이 탈출할 공간을 줄여준 후 이식술을 시행하는 방법입니다.

아울러 재활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지연 재활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지연된 재활 방식은 초기 3개월간 반월연골판이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골판 이식술 3주간은 변형된 석고로 고정하고, 3개월간은 기능성 보조기를 착용하는 방식입니다. 변형된 석고와 보조기의 역할은 이식된 관절 구획에 압력이 최대한 가해지지 않도록 관절 부하를 조절해 주는 것입니다.

저는 외측 반월연골판 이식술 후 지연된 재활 방식 적용 결과에 대해 정형외과 임상 학술지 중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저널인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AJSM)에 발표했고, 이 연구로 2019년 대한슬관절학회 해외학술지 부분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이식술 후 지연 재활 방식은 2021년 5월에 출간된 Springer 출판사의 영문 교과서 'Knee Arthroscopy'에도 실렸습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 후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이식술 후 "연골판 조직을 이식했는데 왜 이전처럼 축구나 농구를 못 하게 하느냐", "왜 무릎을 120도 이상 굽히지 못하게 만드느냐" 등을 물어보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간경변 환자가 "간이식술 전 폭탄주를 즐겨 먹었는데, 간이식 후에는 왜 못 먹게 하느냐"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간, 신장과 같이 중요 장기를 이식한 사람들이 술, 담배를 절제하면서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처럼 반월연골판 이식술 후에도 자기 관리가 추후 반월연골판의 생존율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꾸준한 하체 강화 근력 운동을 해야 합니다. 또한, 많은 환자가 수술 후 1~2년이 지나 증상이 좋아지면 정기 검사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식술 후 5년 이내에는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 정기 검사를 받으면서 확인하고 관리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에서는 반월연골판 손상 환자만 보는가?

저희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에서는 반월연골판 손상뿐만 아니라 전방 및 후방십자인대 손상, 관절 연골 손상, 하지부정렬(O자 다리 혹은 X자 다리) 환자 모두 포함됩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은 연골의 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하지 정렬이 정상인 경우, 인대의 불안정성이 없는 경우 등입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 시 국소적 연골 손상이 심할 때는 연골 재생술, 하지 정렬이 비정상일 때는 교정적 절골술(휜다리 교정술), 인대 불안정성이 있는 경우에는 인대 재건술 등을 시행해 불량한 예후 인자들을 교정해야 합니다. 실제적으로 저희 환자 중 20~30대에서는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면 연골 재생술, 교정적 절골술,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등을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의 경우 특히나 고도의 숙련된 전문가가 시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관절경 분야에서도 최첨단 고난도 수술에 속합니다. 이식술 전 올바른 환자 선택, 환자의 뼈 크기에 맞는 적절한 이식재 선정, 해부학적 위치로 정확한 이식술 시행, 이식술 후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 적용 등 모든 과정이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이 중에서 무엇 하나라도 어설프게 이뤄지면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실패로 끝납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무한대로 생산할 수 있는 기계적인 부품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젊고 병이 없는 사람의 숭고한 조직을 받아 이식하는 것입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 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병원 차원에서 홍보해 대상자를 무분별하게 늘려서는 절대 안 됩니다. 엄정한 잣대로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는 병원과 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반월연골판 이식술이 1건 이뤄지려면 기증자의 숭고함부터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엄정한 절차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환자들이 확실히 인지했으면 좋겠습니다. 환자 중 일부는 기증받은 이식재를 병원과 거래하는 상품으로 인식해 물건 고르듯 쇼핑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인체조직 이식술은 매우 성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며, 의사가 하는 것은 반월연골판의 기능을 소실한 환자에게 기증자의 소중한 조직을 이식하는 전달자 역할입니다. 조직을 전달받은 환자는 기증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평생 소중히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이 교수는 무릎 건강을 위해 병원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관해서도 소개해달라.

반월연골판 이식 환자들의 경우 닥터 쇼핑이 많습니다. 20~40대 젊은 연령층이라 각종 정보 수집에 능하기도 하고, 반월연골판 이식수술 전 1~2차례 수술 병력 등으로 웬만한 전문가들만큼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카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부정확한, 혹은 오염된 정보들이 남발하면서 본인의 치료 방향을 엉뚱하게 설정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고 정확한 의학 정보 전달 및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최근 네이버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카페 이름은 '무릎 PRO와 함께 Save the Knee'입니다. 저와 함께 무릎 건강을 회복해 나의 '무르프로' 활기차게 걷는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분의 관심을 부탁드리며 반월연골판 이식술과 함께 'Save the Knee!' 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원 교수의 '무릎 PRO와 함께 Save the Knee' 카페 주소:
https://cafe.naver.com/savethek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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